등쪽의 색은 암적황색이고, 사지에 이르러 약간 담색이 된다. 등쪽에는 불규칙한 검은 무늬가 많이 있으나 앞다리와 앞면에는 적다. 주둥이 끝은 암연피색(暗軟皮色)이고, 눈과 뺨 밑은 흰색이며 검은 점이 있다. 머리 위와 등의 뒷부분, 복부, 뒷다리에는 뚜렷한 갈색 반점이 있다.
꼬리의 기부(基部)는 등쪽과 같은 색이며, 끝과 뒷면은 대회백색(帶灰白色) 또는 연피색(軟皮色)으로 8~9개의 둥근 검은 무늬가 있는데 꼬리 끝 가까이에 있는 2개는 더욱 뚜렷하게 검은 편이다. 귀 뒤는 광택이 있는 흑색이고, 귀 끝 가까이에는 흰 점이 있다. 겨울털은 여름털에 비하여 담색이고 길며, 수염은 백색이다. 몸길이는 180㎝, 꼬리길이는 87㎝에 달한다.
고양이속의 여러 가지 성질과 습관을 지니고 있으며, 동작이 매우 빠르고 매사에 조심성 있게 행동한다. 소리를 내지 않고 먹이가 되는 다른 야생동물에 접근하며, 자기 몸이 보이지 않게 걸어가는 동작과 모양은 마치 뱀이 땅 위를 기어가는 동작과 비슷하다. 먹이를 찾아서 하루 동안 보통 80∼100㎞를 달린다. 보폭은 80㎝에 달하며, 항상 뒷발이 앞발자국을 되밟는 습성이 있다.
뛰는 것이 매우 빨라서 한번의 도약이 4m에 달하며, 다른 야생동물을 쫓아갈 때에는 7∼8m의 먼 거리를 무난히 뛰며, 큰 바위나 높은 곳에서 아래로 도약할 때에는 10m까지도 뛰어내린다. 헤엄을 잘 치며 무더운 여름에는 냇가로 내려가서 산간 계류의 선선한 곳에서 쉬고, 낮에는 모기와 등에를 피하여 폭포수가 떨어지는 물안개가 낀 물가의 바위 위에서 낮잠을 잔다.
산의 급한 경사지나 바위 위를 잘 오르내리며 개에게 추격을 당하게 되면 나무의 경사가 45° 정도만 되면 나무 위를 자유롭게 기어 올라간다. 나무 위에서 내려올 때에는 회전하여 머리를 밑으로 향하여 내려온다. 여름철의 무더위를 제일 견디기 어려워한다. 따라서, 6∼7월에는 1,500m 이상 되는 심산유곡에서 살고, 8월이 되면 다소 밑으로 내려와서 산다.
겨울에는 ―30℃의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일년 중 이 시기에는 특히 피하지방조직의 발달이 잘 되어 배와 겨드랑이 밑의 지방층은 5㎝ 두께로 두꺼워진다. 또, 달 밝은 밤에 눈 위에서 뒹구는 모양은 마치 개가 눈이 오면 좋아서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것과 흡사하다. 눈이 많이 온 겨울에는 한겨울 동안 눈 위를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때문에 배 밑과 발에 있는 털이 다 빠지게 되며, 따라서 오래된 발자국을 밟으려고 힘쓴다.
해가 진 뒤와 해가 돋기 직전을 제일 좋아하지만 낮에도 수시로 먹이가 되는 야생동물을 찾아다닌다. 배가 부르면 하루 종일 드러누워 낮잠을 자다가 해가 지자마자 활기를 띠고 약탈적 행동을 시작한다. 배가 고픈 호랑이는 밀림의 넓은 지역 전체를 굽어볼 수 있는 높은 지대를 선택하려고 힘쓰고, 배가 부른 호랑이는 특히 추울 때에는 나무가 무성한 장소를 선택하며, 그때 그때마다 항상 장소를 바꾸는 성질이 있다.
만약, 먹이가 되는 동물을 잡기 위하여 밤에 활동하는 것이 불편할 때에는 낮에 대기한다. 또 먹이가 되는 동물을 잡기 위하여 이동할 때에는 좌우 양사면(兩斜面)이 잘 보이는 산마루를 좋아하며 때때로 계곡에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뾰족한 바위 위에서 엽장(獵場)을 내려다보며, 먹이가 되는 야생동물을 확인하게 되면 뱀과 같이 미끄러져 내려가서 등 뒤에서 덮친다.
교미(交尾)시기와 교접(交接)은 12∼1월 초순경에 시작되며, 젊은 호랑이는 2주일간 늦어진다. 이 시기에 수컷은 이산 저산 숲이란 숲은 모조리 뒤져서 암컷을 찾아 헤맨다. 수컷 여러 마리는 암컷 한 마리를 두고 큰 투쟁을 벌인다. 제일 힘이 센 호랑이는 특권을 가지고 욕정(欲情)을 충족시킬 때까지는 다른 수컷이 암컷 있는 근처에도 못 오게 한다.
수컷의 투쟁은 맹렬하며 투쟁장소는 항상 피투성이가 되는데, 발톱으로 말미암아 부상을 당함에도 불구하고 그 투쟁으로 죽음을 초래하는 일은 없으며, 약자는 패배당하면 그 투쟁하던 장소를 강자에게 양보하고 새로운 행운을 찾아서 물러서게 된다. 임신기간은 98∼110일이며 1회의 새끼 수는 3마리이다.
암컷은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바위로 된 동굴이나, 바위와 바위 사이에 움푹 팬 곳, 절벽의 동굴에 보금자리를 만든다. 보금자리는 먹이를 찾는 데에서 너무 멀지 않은, 즉 멧돼지와 여러 가지 야생동물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을 선택한다. 또, 일반적으로 보금자리는 바위 위의 자연히 움푹 팬 곳에 만들며, 나무의 마른잎, 마른풀을 보금자리 밑에 깐다.
암컷은 항상 경계하기 위하여 결코 일직선으로 보금자리를 찾아가지 않고 바위를 밟고 다녀서 자신의 발자국을 감추려고 노력한다. 새끼를 보호하기 위하여서는 맹목적으로 용감하여져서 모성애를 발휘하며 미친 듯이 엽사(獵師)에게 덤벼드는 성질이 있다.
갓난 새끼는 어린 고양이 크기이지만 성장속도는 매우 빠르다. 2개월이 경과되면 어미는 새끼들을 보금자리에서 나오게 한 뒤에 새끼들에게 반쯤 죽은 야생동물을 운반하여다가 육식동물로서의 기술을 습득시키기 위하여 훈련을 시작한다. 6개월간 젖을 먹이며, 매일의 일과로서 짐승을 잡는 기술을 연마, 습득하게 하여, 9개월째부터는 어미호랑이와 동반하여 수렵을 하기 시작한다.
새끼들은 1, 2년간 어미 곁에 머무른 뒤 서서히 독립생활에 들어가지만, 어미 호랑이가 살고 있는 곳에서 그다지 멀리 떨어지지는 않는다. 3년 뒤에야 좋은 서식장소를 찾기 위하여 방랑하기 시작한다. 호랑이는 생후 5년이 되어야 비로소 성숙하며, 수명은 15∼20년이다.
1년에 두 번 털갈이를 하는데 그 시기는 9월과 3월이다. 검은 줄무늬와 코와 발의 털은 몸의 다른 부분보다 빨리 털갈이를 하며 털갈이 기간은 약 2주간이다. 또, 길고 날카로운 발톱도 매년 바뀌며, 바뀌는 시기는 12월경이다.
호랑이의 식성은 자기 자신이 잡은 신선한 야생동물의 고기만 먹는데, 시장기가 날 때에는 죽은 고기, 오래된 고기도 먹는다. 주식물(主食物)은 멧돼지이며 노루·산양·곰·사슴들이 살고 있는 곳에 대기하고 있다가 덤벼들어 잡아먹는다. 호랑이는 도망가는 야생동물을 쫓아가서 잡는 일은 거의 없다.
야생동물을 잡기 위하여 동물에게 소리 없이 접근하여 도약하면서 넘어뜨린 뒤에 목덜미를 물어뜯는데, 멧돼지는 목덜미가 굵어서 그 앞목을 물어뜯어 죽인다. 호랑이의 호화찬란한 생김새, 번개같이 빛나는 눈, 짐승들이 싫어하는 독특한 냄새로써 다른 야생동물에게 마비와 공포를 주게 되어 다른 동물들은 마치 최면술에 걸려든 것 같이 되어 도망하지 못하게 된다.
큰 멧돼지를 물어뜯어 죽인 뒤에는 조용한 개울 근처로 끌고 가서 넓적다리와 복부(腹部)의 연한 부분부터 먹기 시작하여 배가 부르면, 물을 많이 마시고 그 옆에서 쉬면서 서서히 여러 번 물을 마시고 또 계속하여 잠을 자는데 하루 이상 푹 쉰다. 멧돼지 다음으로 좋아하는 동물은 개·말·소·염소 같은 것인데 큰 짐승들의 뼈가 많이 붙어 있는 곳과 내장은 결코 먹지 않으나 노루·멧돼지의 새끼, 개와 같이 작은 동물은 전부 다 먹는다.
소화작용을 돕기 위하여 여름부터 가을에는 여러 가지 잡초를 먹는 외에 도토리, 산림 속의 여러 가지 과실, 즙액(汁液)이 많은 머루·다래 같은 것도 잘 먹는다. 때로는 물가에 내려가서 물고기도 잘 잡아먹는다. 음식을 충분히 먹은 뒤에는 산골 냇가로 내려가서 코와 입을 물 속에 담그고 입 속에 남은 고기 부스러기와 피를 깨끗이 씻는 습성이 있다. 겨울에는 물을 얻기가 어려우므로 물 대신 눈으로 목마름을 면한다.
우리나라의 백두산과 장백산 일대, 중국 동북지방의 소흥안령 일대와 소련의 극동지방, 연해주의 흑룡강 계곡 등에 극히 일부가 생존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예전에는 백두산 고준지대(高峻地帶) 원시산림과 바위동굴에서 볼 수 있었다. 러시아에서는 시베리아의 연해주 일대의 원시산림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현재 극동지역의 분포권 내에서는 약 200마리가 생존하리라 추정하고 있다.
러시아 극동지방에 60∼70마리, 북한에 40∼50마리 정도로 추정하고 있으나 근거는 희박하다. 현재 동물원에서 기르고 있는 개체는 약 150마리로 집계되었는데, 이 가운데 수컷이 약 70마리, 암컷이 약 80마리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 중 수컷 39마리와 암컷 46마리 및 어린 새끼 등 87마리는 야생이 아닌 동물원에서 출생한 것들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북경동물원에서는 소흥안령과 장백산에서 포획하여 다른 동물원에 분양을 해주었다. 또한, 러시아(당시 소련)도 1963∼1964년 사이에 약 15마리를 생포하여 다른 동물원에 수출한 기록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2차세계대전 종전까지 모두 25마리가 포획되었다.
1918년 강원도 춘성군 가리산에서 수컷 1마리, 1922년 경상북도 경주시 대덕산에서 수컷 1마리, 1946년 평안북도 초산에서 1마리를 잡은 것을 마지막으로 멸종되고 말았다. 국제자연보존연맹의 적색자료목록에 제108호로 수록된 국제보호동물이다.